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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활동/서평단

[모호한 상실] 해결할 수 없는 반쪽짜리 죽음

by 초보 농부 2024. 3. 9.

상실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흔하게 느끼는 감정이다

그러나 기쁨, 슬픔과 달리 잘 언급되지 않는 그림자 같은 감정이

당신에게 찾아온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모호한 상실
“해결되지 않는 슬픔을 안고 우리는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모호한 상실’ 이론의 제창자, 가족심리학의 세계적 권위자 20년간의 연구 집약 · 국내 초역 폴린 보스 박사의 역작 한국전쟁과 남북분단,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천안함 사건, 세월호 참사부터 최근에는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와 이태원 참사에 이르기까지 뼈아픈 진통을 겪어온 한국 사회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실’의 상태에 놓여 있다. 가족의 실종과 죽음,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 이혼, 절연, 입양, 이민, 알코올 의존증, 일 중독, 치매, 공황장애, 만성적인 정신질환까지, 『모호한 상실』은 가족심리의 최전선에서 집중 연구한 폴린 보스 박사가 현대 사회에 만연한 ‘상실’에 대해 짚어보고 ‘치유의 길잡이’를 제시한 책이다. 미국 미네소타대학교의 가족사회학 명예 교수이자, 오랜 기간 위스콘신대학교에서 가족사회학 교수로 일한 저자는 임상심리전문가로 활동하며 4,000명 이상의 가족들을 만나 상담을 진행하면서 ‘모호한 상실’ 이론을 정립했다. ‘모호한 상실’이란 ‘완전한 상실’이라고 부를 수 없는, 그렇지만 여전히 상실감에 젖어 있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보스 박사는 ‘해결되지 않은 슬픔’의 현상을 두 가지 상황, 즉 치매나 알코올 의존증과 같이 육체적으로는 존재하지만 심리적으로 부재하는 경우와, 자연재해나 참사로 인한 실종과 같이 육체적으로 부재하지만 심리적으로는 여전히 존재하는 경우를 통해 분석하고 있다. 「모호한 상실」 이론은 가족심리학의 바이블이라는 평을 받으며 많은 심리전문가들에게 쓰이고 있다. ‘상처받은 치유자’로 불리는 폴린 보스 박사는 저자 개인이 겪은 일화는 물론, 편지, 대화문(환자와의 상담), 문학작품 등 다양하고 생생한 사례들을 통해 모호한 상실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상실의 트라우마에 직면한 사람들과 그들을 상담하는 임상심리치료사들을 위해 쓰인 『모호한 상실』은 오랜 연구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고통을 완화하고 슬픔을 극복할 수 있는 전략을 제안하고, 삶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나아갈 지침과 이해를 제공해줄 것이다.
저자
폴린 보스
출판
작가정신
출판일
2023.08.30
 

 


모호한 상실에서는 다양한 반쪽짜리 상실이 나타난다.

전쟁 실종 가족, 실종 아동 가족, 알츠하이머 가족들, 관계가 끊어진 가족, 이민자 가족들 등

저자인 폴린 보스는

가족사회학 교수로 가족심리치료의 선구자이다.

<목차>

01. 응고된 슬픔

02. 예상치 못한 이별

03. 이별할 수 없는 이별

04. 끝나지 않는 상실

05. 사랑하기 때문에 - 희망과 절망 사이

06. 상실을 각자, 그리고 함께 겪어야 하는 “가족”

07. 상실을 받아들이는 터닝포인트

08. 내 안의 슬픔과 조용히 대면하기

09. 끝나지 않는 상실의 지평선에서


모호한 상실은 종결이 없기에 고통스럽다

전쟁 중 실종된 군인의 가족이나 실종 아동의 가족들은

해결되지 못한 상실에 의해 괴롭다.

“어떤 식의 종결이 없다면, 부재하는 자는 현재에 머문다”

-p.94-

알츠하이머의 가족들은 본인이 알던 모습과 다른 그들의 모습에

죽지 않았지만 사라져버린 그들에게 모호한 상실을 느낀다.

“ 아버지와 관계를 맺을 수 없어요. 아버지의 육체는 여전히 이곳에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그렇지 않아요. 그리고 내 생각으로는 이제 내 아버지가 아닌 것만 같아요 ”

-p.100-

이렇듯, 모호한 상실이 발생하는 이유는

문제 해결을 강조하는 문화에서 임박한 죽음이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 아닐까?

 

저자는 상실에 대해 해결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소개한다.

소통, 이해, 부정, 주변인의 이해, 종교, 자신의 삶을 장악하기 등 다양한 방법을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자신의 삶에 대한 장악력이 떨어지면 무력감을 느끼게 될 뿐만 아니라, ”실제“로 무력해진다.

-p.165-

부정은 “환상의 건축”으로 나타날 경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부정은 하나의 방어기제로 극단적일 경우 좋지 않다.

 

극단적 부정은 두 가지 경우로 나타나는데,

아무 일 없듯이 행동하는 것과 (치매 가족이 본인의 가족은 치매에 걸리지 않았다고 믿고 행동하는 것) 대상이 아직 살아있어도 죽은 것처럼 행동하는 경우이다.

부정은 “분명함”으로 극복할 수 있다.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게 해주고 부정을 잠식시킨다.

/

상실을 극복하는 마지막이자 가장 어려운 단계는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상실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당신도 그렇게 살 수는 없잖아요. 늘 속상해만 할 수도 없고요. 그러니 그저 남편과 함께 있다는 사실에 기쁨을 느끼려고 노력할 뿐이죠.”

-p.101-


우리는 당연하게도 슬픔을 선택하는 것보다 오히려 양가성을 선호하는데, 어떤 현상이 더 나빠지지 않고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잠시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아무것도 상실하지 않았기 때문에 누구도 비난받지 않는다.

P.148

 

이 구절을 읽고 [알베르 카뮈/ 이방인]이 떠올랐다.

어머니의 죽음에도 눈물을 흘리지 않은 뫼르소

어쩌면 그는 모호한 상실을 겪었던 것은 아닐까

"이제 내가 죽는다는 걸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니?” 내가 딸에게 물었다.

“전보다 더 준비됐냐고?”

아이는 매우 경직되어 있었다 ...

“준비”됐어. 아이가 결국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 그건 너무 비인간적인 말이야. 그냥 조금 익숙해졌다고 할래.”

우리는 울었다.

-p.171-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이가 있을까

익숙해질 순 있어도 마음의 “준비”로 편히 보내주기는 어렵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몰랐던 나의 두 가지 모호한 상실을 알았다

대학교 1학년 첫 자취로 가족과 떨어져 타지에 혼자 살아간다는

“외로움”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모호한 상실이었나 보다.

게다가 이 시기에 돌아가신 외할머니 생각을 하며

무척 많이 울었는데, 비슷한 시기에 준비되지 않은 상실을

겪으며 매우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는 죽음과 가족과의 독립을 이해해서 힘들진 않다.

 

모호한 상실을 겪는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주변인들의 상실에 대한 이해이다.

책을 읽으며 흥미로웠던 것은 고통을 겪는 주체, 대상이 아닌

남겨진 그들의 가족의 상실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현재 모호한 상실을 겪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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